My Life2008/04/08 14:16
자하연

2003년 2월에 대학을 졸업했다.

그 후 약 2년 정도 대학원을 더 다니긴 했지만,

대학원 시절은 학창시절이었다기 보단 사회생활에 더 가까웠다는 생각이 들고...

진짜 마지막으로 온전히 학생이었던 때가 대학 4학년,

그 때로부터도 벌써 5년이 지났다.


정신없이 회사에 들어오고,

철모르던 신입사원 시절을 보내고,

무작정 일이 재미있어서 신나게 밤새 편집을 하고,

좀 지칠만 할 때쯤 대리가 되고...

그러는 사이 어느새 5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그런데,

회사 창문 밖으로 보이는 남산에 벚꽃이 활짝 피어서인가...

하늘이 너무 파랗고 포근해서 그런가...

갑자기 문득 학교 다닐 때 생각이 났다.

'우리 학교도 벚꽃이 참 예뻤는데... 이맘 때 꼭 친구들이랑 사진찍으러 돌아다니곤 했었는데...

강의 들으러 여기저기 뛰어다니다 지치면 동아리방에 죽치고 앉아있기도 하고,

친구와 배째고 학교잔디에 누워 한참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스트레스 쌓인 날엔 녹두로 가서 삼겹살 4인분을 혼자서 뚝딱 먹어치우기도 하고

살 뺀다고 학교까지 30분 넘게 등산을 해서 걸어 오기도 했었는데...'

갑자기 미친듯이 그 시절이 그리웠다.

그냥 무작정 학교에 가보고 싶었다.

snulife라는 학교 게시판에 올라온 후배들의 파릇파릇한 연애담이 너무 부러웠고,

오늘처럼 날씨 좋은날, 그들처럼 무작정 친구 불러내서 야외로 놀러나가고 싶었다.


그치만...

난 이제...

더이상...


학비 내고 학교 다니는 자유로운 학생이 아니라

월급 받고 회사다니는 고삐 매인 직장인이란 사실을...


무엇이든 맘먹으면 시작할 수 있는 꿈 많은 스무살이 아니라

이미 어느정도 정해진 길에 계속 삽질을 해줘야되는 나이인 서른이 코앞에 닥쳤다는 사실을...


언제든 재밌고 쿨한 연애를 할 수 있는 여대생이 아니라

어느 정도 조건 맞춰 결혼할 남자를 찾아야 하는 노처녀가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슬프지만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5년 후엔 지금 이 시간을 미친듯이 그리워하게 될지도 모르고,

지금 이 순간이 내 인생에 있어 최고의 기회일지도 모르고..

지금이 학생시절에 내가 꿈꾸었던 나의 모습일 지도 모르고,

또 그렇게라도 생각해야지만 내 마음이 편해지니까...


쩝.. 무슨 말인지...


졸업 후 5년 후엔 굉장히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을 거라 막연히 생각했었던 것 같은데...

여전히 난 갈팡질팡 싱숭생숭 하기만 한, 철없던 어릴 때의 모습 그대로 인 것 같다.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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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퍄노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