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부닌을 비판할 입장은 아니긴 하지만..(--;;)

굉장히 기대했던 음악회였는데 생각보다 별로였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의 차이일 수도 있으나 정말 CD로 듣던 부닌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는데.. 관객이 왜 그렇게 박수를 치는지가 의아할 정도..

물론 테크닉적으로 손가락 돌리는 것에 대해선 하나도 나무랄데가 없었지만

그 이상의 무언가가 빠진 연주 같았습니다.

일본에서 새벽에 줄서서 예매할 정도의 인기를 누린다는데 그 이유를 알겠더라구요..

(나쁜 의미의 편견은 아니고...) 왠지 부닌의 연주에서 '일본스러움(?)'이 느껴졌거든요..

우리나라의 클래식 음악도 부정할 수 없이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므로 아직 우리나라에도 그런 일본스러운 면을 좋아하는게 남아있거 같아요..

손가락 빨리 돌리고 약간 오버하고 소리크고 빠릿빠릿 서두르면 괜히 잘치게 느껴지는 거 말이죠.. 또 그렇게 치길 요구하는 사람들도 여전히 남아있구요..



처음 바하의 프랑스 조곡 3번연주에서 정석보다 빠른 템포와 많은 페달링에 의아했지만 뭐 쇼팽을 잘 치는 사람이니 저렇게 칠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고..

두번째 슈만의 방랑자 환상곡에서 너무 많이 변하는 템포와 오버하는 루바토때문에 인간적으로 호흡하기가 좀 곤란했지만..  뭐 그래도 부닌이니까.. 테크닉은 참 좋군.. 역시 바하보다는 낭만 음악이 어울려..  이렇게 넘어갔는데..

세번째 쇼팽 소나타 3번에서 정말 쇼팽 콩쿨 1등한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죠..
관객을 흥분시켜서 "와~~ 잘친다.." 이런 소리를 듣기위해 음악을 일부러 "점점 빠르게 확~~" 끌어나가겠다는 의도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급하기만 하고 정작 표현할 음악은 하나도 표현해내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 작은 소리를 내야할 때 그 부족함이 더했습니다. 예전 침머만의 연주회에서 들은 음악과 너무 비교되더라구요.(시험때문에 못간 페라이어의 연주는 침머만 보다 더 좋았다고 하던데.. ^^) 소리의 질적인 부분도 그렇고, 부분 부분에 대한 연구도 덜 한 것 같고 말이죠..

요즘 국내 콩쿨을 구경가도 이렇지가 않은데..

3악장의 근거없는 악센트와 4악장의 뼈대없이 휙 날라가기만 하는 음악은.. 참.. 이해하기 힘들더라구요.. 왜 그렇게 빠르게 쳐야만 했는지.. 그렇게 흥분한 거 같지도 않던데 말이죠..

마지막 곡인 쇼팽 바르카롤(뱃노래)... 부닌의 연주를 듣고 바다나 강가에 떠다니는 배를 상상해보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바다에 침몰중인 타이타닉 이라면 모를까... --;;
마치 행진곡 같았습니다. 뭐 꼭 "바르카롤은 이렇게 쳐야한다." 라고 정해진 건 없지만 쇼팽이 그런 의도로 작곡하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연주자의 개성도 물론 매우매우 중요하지만 작곡가의 의도를 잊을 정도로 과한것은 잘못된게 아닐까요??

두번째 앵콜곡으로 연주한 바하 칸타타 147번 역시 필요없는 악센트가 너무 많아서 은은한 감동을 느끼기 부족했습니다. 예전 최희연 선생님이 연주하실 때는 진짜 좋았었는데.. --;;


두번째 앵콜을 연주하고 피아노 뚜껑을 닫아버린거나 빠른 걸음으로 인사하고 바로바로 앵콜을 연주하는 거, 안경을 벗고 빨리 빨리 인사하는 것 등등 이런면을 봤을때 뭘 잘은 모르지만 부닌의 성격이 그런 것 같습니다.
왠지 급하고 서두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일 것 같아요..

이런 부닌을 좋아하는 사람도 물론 있겠고 오늘 연주에 정말 많은 감동을 받은 사람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요즘들어 그런 기교적인 연주보다는 부분부분 연주자의 정성이 담긴 그런 연주가 더 좋아지고 있는 저에게 부닌 연주는 쫌...

비록 오늘 부닌의 연주보다 훨씬 이해하기 어려웠던 레파토리였지만 프로코피에프 백건우씨의 연주가 훨씬 더 이해가 잘 되었고 더 감동이었습니다.


흠.. 너무 비판만 했나요? 요즘 생각이 삐뚤어져 있어서.. --;;

그래도 미스터치 하나 없는 기교적인 테크닉은 최고였답니다. 뭔가 스페셜한게 있으니 쇼팽 콩쿨 우승을 한거겠지요.. ^^

ps:역시 예술의 전당은 2층이 최고입니다. 1층이랑 소리가 다릅니다. 합창석은 말할 것도 없고.. 2층을 애용합시다~ ^^
* 손승혜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4-02-02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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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퍄노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