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작곡가 특강 시간에 베토벤에 대해 배우고 있어요.
베토벤에 대한 평전을 읽고 베토벤의 성격에 대해 번역하고..
온통 생할은 베토벤 베토벤...



제가 본 베토벤은

괴팍스럽고 특이하기 이를데 없지만 어딘지 모르게 동정과 애정이 가는 그런 사람이었어요.

정밀한 양의 커피를 항상 정해진 시간에 갈아마시고 마치 칸트처럼 몇시부터 몇시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작곡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그러면서도 집안은 단한번도 청소하지 않아 더럽기 그지없었죠..

어딜가든 손에는 꼭 작곡 노트를 들고 다니고, 사이도 안좋은 조카를 굳이 입양하려 들고 위대한 작곡가인 하이든조차 스승으로 인정하지 않는등, 독선과 자만으로 꽉찬 사람 같았지만 그 내면에는 자기 자신이 천재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이 가득차 있었구요..

이룰 수 없는 높은 계급의 귀족여성과의 사랑만을 꿈꿨기에 어떤 여성과도 사랑을 이루지 못했지만 그것은 불우한 어린 시절로 인해 생긴, 가정을 이루는 것에 대한 불안함 때문이었어요.

자신이 귀족인냥 여기며 귀족저택을 자기집처럼 드나들고 귀족에 대한 어떠한 예의도 지키지 않는 등 마치 혁명가, 평등주의자처럼 행동했지만 마음속은 귀족체제의 가장 안정적인 직업이었던 궁중악장이 되고 싶다는 소망으로 가득차 있었구..

즉흥연주에 탁월했음에도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때문에 작곡할 때는 몇번씩 고치고 또고치기를 반복했구,  그래서 남긴 곡도 다른 작곡가들에 비해 적은 편이고 당대 가장 유명한 작곡가였음에도 심포니는 9개 밖에 만들지 못했어요..

반면 귀가 점차 안들리기 시작한 이후 몇년간 자신이 귀가 안들린다는 사실이 알려지는게 두려워 사교모임에 나가지 못했을 정도로 소심하고 소극적인 성격도 보였습니다,


이런 베토벤의 복잡한 생활과 심정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지..
지금 바로 옆에 있는 가족, 친구들의 마음도 읽기 어려운데 200년 전의 사람, 그것도 이렇게 비비꼬인 베토벤의 마음을 어떻게 해석하고 표현할 수 있을지..

정말 어려운 숙제였는데 이번 베토벤 연주를 다녀와 그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바로 음악. 그 자체였어요... 작곡가는 말도, 행동도 아닌 음악. 그 자체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잖아요.. 베토벤의 평전을 아무리 읽어도 베토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지만 베토벤의 음악을 들음으로써 그것이 가능해졌던 것입니다. 따뜻한 느낌의 2악장을 들을 때는 베토벤이 괴팍하지만은 않은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었겠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베토벤은 자신의 그 복잡한 심정을 음악 속에 모두 다 담아놓았던 거에요..


☆ 음악회에서 느낀점...

최희연 교수님께서는 모르는 사람이 들어도 느껴질만큼  베토벤이 적어 놓은 소나타의 내적, 외적인 음악 구조를 정확하게 표현하셨어요. 굳이 분석을 하지 않아도,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아.. 저기는 저런 생각으로 연주하는 구나.. 저 부분은 어떻게 해석했구나..저 조성과 화성진행에서는 저런 느낌을 표현할 수 있구나..' 이런게 분명하게 느껴졌죠..
베토벤의 어두운면, 밝은면, 슬픈 기분, 기쁜 심정이 곳곳에서 나타났어요..

어떤 부분은 따뜻한 소리로, 또 어떤 부분은 깜짝놀랄 정도의 파워 넘치는 소리로..
그 모든게 근거가 명확한 해석을 통해 얻은 결과였기에 그 감동도 배가 될 수 있었던것 같아요.. 복잡하기 그지없는 베토벤을 정말 잘 표현한 연주가 아니었나 생각되구,. 좋은 연주자와 그렇지 않은 연주자는 이런 면에서 구분되는 것 같아요.. ^^


또 평소 신념대로 음악을 듣는데는 어떤 이론도 해설도 필요 없다는 걸 다시금 느끼게 해준 음악회였답니다. 그냥 듣고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느끼면 그만이고 하나의 작은 감동과 마음의 움직임이라도 느꼈다면 그게 제대로 음악을 들은 거니까요...

전 베토벤 소나타에 대한 어떤 분석도 해설집도 읽지 않고 음악회에 갔지만 감동을 느끼는데는 전혀 어려움이 없었답니다.  그래서 정말 어느때보다 즐거웠어요.. ^^
* 손승혜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4-02-02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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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퍄노걸